부동산의 역발상 전략과 부동산의 세가지 모습
일반인들이 부동산을 매매하면서 가장 흔한 습성은 값이 오르고 뉴스에서 부동산시장이 과열이라고 해야 달려든다는 점이다. 이처럼 값이 상당 폭 오르고 난 뒤에는 막상 사기가 겁이 나고, 사더라도 예상보다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은 실물이다. 주식이 아니다. 매입의 필요성이 있고 나름대로 계획을 세웠다면 남들이 시장을 외면할 때 결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황일 때 사야 싸게 사고 좋은 물건을 골라서 매입할 수 있다. 값이 오르기 시작하면 그 때 사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실제 매매에 있어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주식은 초동기에 살 수가 있다. 주식시장에서 전산망을 통해 매도와 매수가 곧바로 체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은 계약과 중도금, 잔금 기간이 있다. 계약을 하는 과정도 복잡하다. 인터넷이나 중개업소를 통해 매물을 찾은 뒤 집주인에게 연락해 집을 보는 단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가격이 조금이라도 움직이고 주변에 거래가 활발해지기 시작하면 소문이 금방 난다. “누구네 집이 얼마에 팔렸다더라, 집값이 움직이는 모양이더라.” 그러면서 내놓았던 매물을 거둬들이기 시작한다. 팔더라도 호가를 높이려 한다.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은 보유자들이 의사를 번복할 수 있는, 즉 매도를 취소할 수 있는 기간과 여유가 많은 상품이다. 따라서 조정기가 아니면 실제 거래에 있어서는 매수인의 기대를 채워줄만한 조건으로 부동산을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 ◇침체기에 사고 대다수가 흥분할 때 팔아라 “위기는 기회다.” “겨울에 밀짚모자를 장만하라.” 주식시장의 오랜 격언이다. 이는 부동산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특히 한정된 돈으로 부동산을 구입해야 하는 개미들은 소중한 자산을 운용하는 데 남보다 한발 앞서야 한다. 불경기이거나 값이 조금이라도 내리는 조정기에 투자하는 습성을 길러야 한다. 불황기에 발품을 팔면서 다가올 활황기를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불황기나 비수기에 부동산을 사지 않고 한참 오르고 난 뒤에 움직이는 것은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샀는데 떨어지면 어떡하나”하는 심리 때문에 쉽게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한다. 바닥권에서 좀더 싸게 사고자 하는 욕망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바닥을 안다는 것은 힘들다. 바닥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다. 게다가 부동산은 주식처럼 단일가격이 없기 때문에 상품마다 바닥이 다르다. 부동산 값의 오르내림은 투자심리와 직결돼 있다. 투자심리의 변화를 알면 매매의 시기를 잡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부동산시장은 상투와 바닥국면이 주식시장처럼 짧지 않고 상당히 길다. 투자심리의 변화를 파악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 부동산시장의 특징이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공통적인 것은 투자심리의 변화에 따라 사자와 팔자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또 심리의 변화가 극에 달했을 때 반드시 ‘과매수, 과매도’ 국면이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실제 시장의 요구보다 과도한 매수나 매도가 이뤄진다는 뜻이다. 주식은 이 국면이 매우 짧은 기간에 끝나지만 부동산은 기간이 더 길다는 것이 다르다. 그래서 부동산은 투자심리나 시장변화에 대한 관심이 조금만 있으면 대처하기가 다른 상품에 비해 쉽다. 바람직한 매매 방법은 시장이 침체기에 사는 것이다. 파는 것은 모두가 흥분해서 호가 위주의 상승세가 수개월 지속될 때가 적기다.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큰 수익을 얻기가 어렵다. 붕괴된 시장에 고수익이 있다. 주식시장을 보자. 1998년 10월부터 1999년 1월 사이에 주식시장은 폭등세를 나타냈다. 불과 3~4개월 사이에 10배 이상 오르는 종목이 속출했다. IMF체제가 아니면 상상할 수 없었던 상승 폭이다. 주택시장도 마찬가지다. 어둠 속에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시세를 비관하고 있을 때, 값이 비실거리면서 조정을 받고 있을 때가 호기다. 시장이 과열되고 온 나라가 집값 때문에 시끄러울 때는 오히려 위험을 대비해야 한다. ◇침체기와 과열권의 매물 특성은 다르다 침체기에 사야 하는 까닭은 매물의 특성 때문이다. 집은 일단 사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값이 움직인다는 소식이 들리면 절반 이상은 다시 주인들이 물건을 거둬들이는 특징이 있다. 매물이 널려 있다가도 며칠 만에 매물 구하기가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주택시장이다. 이는 매물이 다 팔려서 그렇게 된 게 아니라 몇 개 팔리는 사이 다른 매물들은 회수됐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매물은 반대로 값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나오면 또다시 시장에 흘러나온다. 이 때문에 주택시장에는 매물의 착시현상이 흔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를 감안해 매물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감안한다면 매물이 어느 정도 많았을 때 구입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낫다. 매물이 풍부할 때는 흥정을 해 예상 밖의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난 시세보다 훨씬 더 싸게 구입하므로 설령 시세가 좀 더 내리더라도 실제로는 자기가 구입한 가격이 더 싼 경우가 있다. 반면 거래는 뜸한데 매물이 없어 호가만 계속 오를 때는 그동안 매각 시기를 찾던 이들은 이때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호가 상승이 지속된다는 것은 투자심리는 극에 달했는데 사자와 팔자간의 호가 공백이 커서 거래 형성이 되지 않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때는 매수자가 조금만 나타나도 호가가 다시 오르는 게 통례다. 이러한 상승은 수요층이 관망으로 돌아서면 곧바로 단기 상투를 찍고 과매수 국면 이전의 수준으로 되돌아간다. 팔 때는 꼬리를 남겨줘야 한다. 어느 정도 더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사는 사람이 생긴다. 꼬리가 없거나 극히 작다는 것을 누구나 공감하면 호가는 높아 있을지언정 매각의 시기로는 적합하지 않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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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 첫 발을 내디딘 초보자와 서민들은 늘 서글프다. 알뜰살뜰 저축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려 하면 집값은 저만치 달아나 있다. 적은 돈으로 집도 마련하고 투자도 해야 하는 일반인들은 선택의 폭이 좁다. 하여, 일반 네티즌들이 부동산시장에 대한 시각과 마인드를 키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이버부동산교실'을 신설한다.
값이 오르내리는 시장에는 어디든 상승장, 하락장, 횡보장이 있다. 시세의 움직임이 예민하고 등락 폭이 큰 주식시장에는 이러한 모습이 더 뚜렷하다. 부동산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비슷하다.
매매는 이러한 흐름과 요동침의 맥을 잡는 일이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속성은 마찬가지다. 주식시장에는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격언이 있다. 이 또한 상승장과 하락장을 설명하면서 시세의 냉엄함을 경고하는 말이다.
전략은 전쟁의 승리를 가져오고, 전술은 전투의 승리를 가져온다(Strategy wins wars, tactics wins battles)는 외국 격언이 있다. 전략은 보다 길고 큰 안목에서의 대응책이고 전술은 국지전에서의 요령을 뜻한다.
이를 부동산시장에 적용하면 전략은 보다 시장이 큰 흐름에 대한 시황관이고, 전술은 매매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무엇이 더 중요할까. 전쟁에서의 승리다. 즉, 시장의 큰 맥락을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작은 시세만을 보면 지금 시장의 위치가 어디에 와 있는 지를 망각하기 쉽다. 큰 그림을 보아야 큰 열매를 맛볼 수 있다.
◇상승장
주택시장에서 상승장은 시대에 따라, 계절에 따라 움직임이 바뀐다. 주택시장의 상승장은 이사철보다 1-2개월 앞서는 경우가 많다. 이사철에는 수요가 몰려 거래도 활발하고 값도 오른다.
이사철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봄철인 3-4월과 가을인 9-10월이 이사철이었다. 날씨가 좋고 사람들이 생기를 띠는 시기에 이사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우리 조상들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고 일반인들이 부동산 정보를 접하기 쉬워지면서 이사철도 템포가 앞당겨지고 있다. 엄밀히 보면 요즘은 따로 이사철이 없다. 굳이 구분한다면 방학 때다. 봄 이사철은 겨울방학인 12월에서 3월 초까지로 과거보다 2-3개월 앞당겨졌다. 가을 이사철은 여름방학과 휴가철이 끝나는 8월 중순에서 9월까지에 몰린다.
인터넷이 발달한 뒤부터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는 시기는 이사철보다 1-2개월 전으로 앞당겨졌다. 값이 오르기 전에, 매물이 많을 때 미리 사두거나 전세를 구해 놓자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를 선취매(先取買)라고 한다. 선취매가 일면 값이 꿈틀거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부동산의 비수기인 겨울이나 여름에 값이 더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계절 변화에 따른 가격 등락은 일정한 패턴이 있다. 수요가 몰리는 시기가 지나면 주택시장은 거래가 줄어들고 하한기에 접어든다. 쉬는 시기다. 이 때는 부동산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중개업소도 계약서 한 장 쓰기가 어려워진다.
계절의 영향 이외에 수급의 변화는 상승장과 하락장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수급은 사자와 팔자간의 다툼이다. 1장에서 말했듯이 수급은 재료에 우선한다. 수급이 변화하면 시장은 요동친다. 수요를 움직일 수 있는 재료나 정책이나 사건이 발생하면 사자는 사람이 늘어나 상승장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 상승장의 기간도 길다.
이러한 상승장은 반드시 과열을 낳는다. 이 때의 모습을 과매수 국면(over-bought)이라 한다. 과매수 국면의 시세에는 거품이 낀다. 분명 많은 사람들이 비싸다고 인식하는데도 돈의 힘과 수요에 의해 시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시쳇말로 ‘갈 때까지 가는’ 것이 이 때의 시세 속성이다. 모든 사람들이 부동산을 살 만큼 사고, 월간 거래량이 폭주하고 나서 초강경의 시장안정책이 나오고 나서야 시장은 진정된다. 과열에 따른 후유증도 뒤따른다.
◇하락장
과매수 국면에 의한 상승장이 일단락되면 일정 기간 가격조정이 뒤따른다. 이 때를 하락장이라고 한다. 다만 부동산에 있어서 하락장은 주식시장과 사뭇 다르다. 부동산은 실물이라는 특성이 있다. 주택은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따라서 부동산의 하락장은 충격적인 경제상황이 오지 않는 한 기간과 정도에 있어 제한적인 특징이 있다.
계절 요인에 따른 하락장은 짧다. 한 여름 휴가철이나 혹한이 맹위를 떨치는 한 겨울에는 부동산 수요가 줄어들어 하락 내지는 횡보(가격 변동 없이 기간 조정을 하는 국면)장세가 펼쳐진다. 이 때는 사자는 사람이 없을 뿐 아니라 팔자는 사람도 많지 않다.
수급에 의한 하락장은 강도가 세다. 상승장에서는 수요, 즉 사자가 많았지만 하락장에서는 공급, 즉 팔자가 늘어난다. 공급이 많으면 경기가 웬만큼 좋지 않고서는 값이 오르기 힘들다.
예컨대 1980년대 줄기차게 오르던 아파트 값은 1990년대 초 분당 등 5개 신도시가 본격 입주하면서 하락장으로 돌아섰다. 당시는 개발시대로서 우리 경제가 연간 10% 안팎의 고성장을 지속하던 때였다. 그런데도 집값은 이 때부터 상당 기간 오르지 못했다.
일시적인 공급 과잉 때문이었다. 5개 신도시의 입주가 시작되자 서울 강남 송파 강동구의 거주자들 중 상당수는 분당이나 평촌신도시로 집을 옮겼다. 서울 강북과 강서 양천구의 주민들은 일산과 중동신도시로 발길을 돌렸다. 오르기만 하던 서울의 집값이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공급, 즉 새 아파트 입주가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집이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 되니 가격이 오르기 힘든 구조가 된 것이다. 경기가 좋아도 공급이 너무 많으면 가격이 떨어지는 하락장이 닥친다.
◇박스권 장세-횡보장
주식 투자자들은 ‘박스권 장세’라는 말을 언론 매체에서 자주 접했을 것이다. 부동산시장에도 박스권 장세가 있다. 박스권이란 무엇일까. 말 그대로 박스(상자)모양의 시세가 전개되는 국면이다. 일정한 공간에 갇혀 있는 것처럼 많이 내리지도 않고 크게 오르지도 않고 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을 말한다.
부동산값이 크게 오르거나 내린 뒤에는 한동안 박스권에 머무는 경우가 있다. 많이 내리면 매수자가 달려들고, 어느 정도 반등하면 매수 대기자들이 다시 팔짱을 끼고 돌아서는 모습이다.
박스권 장세라는 표현은 전체 시장의 모습이 그렇다는 얘기다. 시장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개별 재료를 가진 상품과 단지는 시장의 성격과 무관하게 움직인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차별화다.
박스권 장에서는 시세가 방향을 잡지 못하다 보니 예측이 난무한다. 대세상승이니, 하락이니 하는 말들이다. 그러나 박스권 장세야말로 부동산을 공부한 이들의 역량이 발휘되는 시기다. 차별화된 상품은 세간에서 상승과 하락에 대한 논쟁을 하는 동안 알게 모르게 슬금슬금 움직인다. 지나고 보면 시장 평균치를 훨씬 웃도는 시세를 연출한 상품이 즐비하다.
박스권은 왜 형성되는 것일까. 보통 큰 폭의 가격 상승이 있은 뒤에는 상당 기간의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진다. 이 때는 한번 급등을 경험한 이들의 환상과 급락을 걱정하는 이들이 불안이 뒤섞인다. 시세는 계속 오를 것 같지만 좀처럼 그 전의 급등세를 재연하지 못한다. 거꾸로 워낙 많이 올라 당장이라도 급락할 것 같지만 생각만큼 크게 떨어지지도 않는다.
값이 오르내리는 시장에는 어디든 상승장, 하락장, 횡보장이 있다. 시세의 움직임이 예민하고 등락 폭이 큰 주식시장에는 이러한 모습이 더 뚜렷하다. 부동산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비슷하다.
매매는 이러한 흐름과 요동침의 맥을 잡는 일이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속성은 마찬가지다. 주식시장에는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격언이 있다. 이 또한 상승장과 하락장을 설명하면서 시세의 냉엄함을 경고하는 말이다.
전략은 전쟁의 승리를 가져오고, 전술은 전투의 승리를 가져온다(Strategy wins wars, tactics wins battles)는 외국 격언이 있다. 전략은 보다 길고 큰 안목에서의 대응책이고 전술은 국지전에서의 요령을 뜻한다.
이를 부동산시장에 적용하면 전략은 보다 시장이 큰 흐름에 대한 시황관이고, 전술은 매매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무엇이 더 중요할까. 전쟁에서의 승리다. 즉, 시장의 큰 맥락을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작은 시세만을 보면 지금 시장의 위치가 어디에 와 있는 지를 망각하기 쉽다. 큰 그림을 보아야 큰 열매를 맛볼 수 있다.
◇상승장
주택시장에서 상승장은 시대에 따라, 계절에 따라 움직임이 바뀐다. 주택시장의 상승장은 이사철보다 1-2개월 앞서는 경우가 많다. 이사철에는 수요가 몰려 거래도 활발하고 값도 오른다.
이사철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봄철인 3-4월과 가을인 9-10월이 이사철이었다. 날씨가 좋고 사람들이 생기를 띠는 시기에 이사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우리 조상들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고 일반인들이 부동산 정보를 접하기 쉬워지면서 이사철도 템포가 앞당겨지고 있다. 엄밀히 보면 요즘은 따로 이사철이 없다. 굳이 구분한다면 방학 때다. 봄 이사철은 겨울방학인 12월에서 3월 초까지로 과거보다 2-3개월 앞당겨졌다. 가을 이사철은 여름방학과 휴가철이 끝나는 8월 중순에서 9월까지에 몰린다.
인터넷이 발달한 뒤부터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는 시기는 이사철보다 1-2개월 전으로 앞당겨졌다. 값이 오르기 전에, 매물이 많을 때 미리 사두거나 전세를 구해 놓자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를 선취매(先取買)라고 한다. 선취매가 일면 값이 꿈틀거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부동산의 비수기인 겨울이나 여름에 값이 더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계절 변화에 따른 가격 등락은 일정한 패턴이 있다. 수요가 몰리는 시기가 지나면 주택시장은 거래가 줄어들고 하한기에 접어든다. 쉬는 시기다. 이 때는 부동산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중개업소도 계약서 한 장 쓰기가 어려워진다.
계절의 영향 이외에 수급의 변화는 상승장과 하락장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수급은 사자와 팔자간의 다툼이다. 1장에서 말했듯이 수급은 재료에 우선한다. 수급이 변화하면 시장은 요동친다. 수요를 움직일 수 있는 재료나 정책이나 사건이 발생하면 사자는 사람이 늘어나 상승장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 상승장의 기간도 길다.
이러한 상승장은 반드시 과열을 낳는다. 이 때의 모습을 과매수 국면(over-bought)이라 한다. 과매수 국면의 시세에는 거품이 낀다. 분명 많은 사람들이 비싸다고 인식하는데도 돈의 힘과 수요에 의해 시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시쳇말로 ‘갈 때까지 가는’ 것이 이 때의 시세 속성이다. 모든 사람들이 부동산을 살 만큼 사고, 월간 거래량이 폭주하고 나서 초강경의 시장안정책이 나오고 나서야 시장은 진정된다. 과열에 따른 후유증도 뒤따른다.
◇하락장
과매수 국면에 의한 상승장이 일단락되면 일정 기간 가격조정이 뒤따른다. 이 때를 하락장이라고 한다. 다만 부동산에 있어서 하락장은 주식시장과 사뭇 다르다. 부동산은 실물이라는 특성이 있다. 주택은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따라서 부동산의 하락장은 충격적인 경제상황이 오지 않는 한 기간과 정도에 있어 제한적인 특징이 있다.
계절 요인에 따른 하락장은 짧다. 한 여름 휴가철이나 혹한이 맹위를 떨치는 한 겨울에는 부동산 수요가 줄어들어 하락 내지는 횡보(가격 변동 없이 기간 조정을 하는 국면)장세가 펼쳐진다. 이 때는 사자는 사람이 없을 뿐 아니라 팔자는 사람도 많지 않다.
수급에 의한 하락장은 강도가 세다. 상승장에서는 수요, 즉 사자가 많았지만 하락장에서는 공급, 즉 팔자가 늘어난다. 공급이 많으면 경기가 웬만큼 좋지 않고서는 값이 오르기 힘들다.
예컨대 1980년대 줄기차게 오르던 아파트 값은 1990년대 초 분당 등 5개 신도시가 본격 입주하면서 하락장으로 돌아섰다. 당시는 개발시대로서 우리 경제가 연간 10% 안팎의 고성장을 지속하던 때였다. 그런데도 집값은 이 때부터 상당 기간 오르지 못했다.
일시적인 공급 과잉 때문이었다. 5개 신도시의 입주가 시작되자 서울 강남 송파 강동구의 거주자들 중 상당수는 분당이나 평촌신도시로 집을 옮겼다. 서울 강북과 강서 양천구의 주민들은 일산과 중동신도시로 발길을 돌렸다. 오르기만 하던 서울의 집값이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공급, 즉 새 아파트 입주가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집이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 되니 가격이 오르기 힘든 구조가 된 것이다. 경기가 좋아도 공급이 너무 많으면 가격이 떨어지는 하락장이 닥친다.
◇박스권 장세-횡보장
주식 투자자들은 ‘박스권 장세’라는 말을 언론 매체에서 자주 접했을 것이다. 부동산시장에도 박스권 장세가 있다. 박스권이란 무엇일까. 말 그대로 박스(상자)모양의 시세가 전개되는 국면이다. 일정한 공간에 갇혀 있는 것처럼 많이 내리지도 않고 크게 오르지도 않고 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을 말한다.
부동산값이 크게 오르거나 내린 뒤에는 한동안 박스권에 머무는 경우가 있다. 많이 내리면 매수자가 달려들고, 어느 정도 반등하면 매수 대기자들이 다시 팔짱을 끼고 돌아서는 모습이다.
박스권 장세라는 표현은 전체 시장의 모습이 그렇다는 얘기다. 시장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개별 재료를 가진 상품과 단지는 시장의 성격과 무관하게 움직인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차별화다.
박스권 장에서는 시세가 방향을 잡지 못하다 보니 예측이 난무한다. 대세상승이니, 하락이니 하는 말들이다. 그러나 박스권 장세야말로 부동산을 공부한 이들의 역량이 발휘되는 시기다. 차별화된 상품은 세간에서 상승과 하락에 대한 논쟁을 하는 동안 알게 모르게 슬금슬금 움직인다. 지나고 보면 시장 평균치를 훨씬 웃도는 시세를 연출한 상품이 즐비하다.
박스권은 왜 형성되는 것일까. 보통 큰 폭의 가격 상승이 있은 뒤에는 상당 기간의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진다. 이 때는 한번 급등을 경험한 이들의 환상과 급락을 걱정하는 이들이 불안이 뒤섞인다. 시세는 계속 오를 것 같지만 좀처럼 그 전의 급등세를 재연하지 못한다. 거꾸로 워낙 많이 올라 당장이라도 급락할 것 같지만 생각만큼 크게 떨어지지도 않는다.
출처 : 부동산에 미친 사람들의 모임
글쓴이 : 이형진(BuMiMo)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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